이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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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완료

이사를 했다. 짐옮기는 것 부터 하나하나 굉장히 신경이 쓰였다. 내가 이렇게 멘탈이 약한 사람인줄은 몰랐다.

어릴땐 모르고 막 했었는데, 이제는 뭔가 하는게 스트레스부터 쌓인다. 예민해진 것 같다.

 

천성이 둔했는데, 점점 예민해지고 있다. ㅋㅋㅋㅋ 그래도 아직도 둔한편

 

이사하면서 주변사람들 신경을 거의 못썼다. .. 너무 정신도 없고, 이사 당일에는 잠을 3시간밖에 못자고 이사짐을 날랐다.

그냥 포장이사를 했으면 됐는데 괜히 돈 몇푼 아낀다고 땀 뻘뻘흘리면서 일했다. 

 

이사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있던 집을 모두 정리했다. 폐가전 수거, 대형 쓰레기물 버리기, 집안 정리 등등 내가 4년동안 살았던 집을 비우는데 뭔가 내 일부가 뜯겨 나가는 듯했다. 원룸인데 왜 이렇게 쓸데없이 정이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나는 굉장히 허름한 집에 살았다. 집안이 넉넉치 않아서 정말 오래된 구옥에 살았다.

 

어릴땐 몰랐는데 커가면서 그런 오래된 집이 너무 미웠다. 당장 이사를 가지 못하는 상황도 밉고, 혼자 있을 공간도 없어서 숨이 막혀왔다. 다들 바쁘게 살고 나름 활기가 있었지만, 뭔가 나는 숨이 막혔다. 이대로 여기에만 갇혀살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비밀이 생기고 사색이 필요한 나이가 될 때마다, 나를 숨기고 싶은 순간을 알아차릴 때마다 집을 나가고 싶어서 견디지 못했다. 그러다가 대학생 자격으로 굉장히 저렴하게 집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때 이 집을 처음으로 알아봤다. 

 

처음으로 집 같은 집에 오게 되었다. 화장실도 멀쩡하고, 찬바람도 안불고 햇살도 들어오고 튼튼한 집. 장판도 일어나지 않고 주방도 깔끔했다. 그냥 부동산 아저씨에 이끌려 당일에 계약을 해버렸다. 이런집은 없다고 따질게 없다고, 그냥 하라고 나에게 울화통을 내서 그냥 살아버렸다. 

 

엄마는 매우 서운해했지만. 막상 집도 환하고 잘살고 있는 나를 보며 괜찮아 했다. 

막상 외롭고 공허한 공간이었지만 자취를 하면서 많이 발전했다. 

 

아무도 깨워주지 않고,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날마다 날라오는 고지서, 집이 고장날때마다 해야 하는 불편한 말들

자취를 하면서 내가 나를 챙기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게되었다. 아침에 일어날때도 긴장을 하면서 일어났다. 

 

딱 NHN 인턴을 할 즈음 처음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동시에 나의 고독과 열정을 태웠던 공간이기도 했다. 

취업의 좌절을 맛보면서 혼자 고통을 느꼈지만 누구에게 화낼수도, 떨칠수도 없는 벽만 바라보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정규직으로 지금의 회사에 오면서 3년을 보냈다. 내가 딱 누군가의 도움 없이 열심히 홀로서기를 하면서 취업을 했고, 덕분에 

집에 혼자있을 때는 많은 자기발전을 시도할 수 있었다. 집에오면 할 게 없어서 컴퓨터나 두들겼던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굉장히 소중한 집이다. 이런 고군분투 했던 기억을 떠올리니 마음이 울렸다. 집에게 고맙기도했다.

이 집으로 오지않고 그저 원래 집에 살았다면 계속 게으른 삶을 살았을 것 같다.  

 

떠날때 집주인 아저씨에게 연락을 했다.

 

이 아저씨 파워 T다;;; ^^...

 

아무튼 어찌저찌 이사를 했다. 이사를 완료하고 집도 어느정도 꾸몄다. 이사 준비며, 그 전까지 신경쓸께 너무많아서 이상하게 그냥 

매일이 힘들었다. 이사를 두번은 못하겠다. 다음에는 그냥 집을 사야겠다.

 

지금 집은 방은 2개이고, 거실도 넓다.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오고나니 마음에 든다. 집에 오는게 편안하다. 

 

 

 

 

앞으로 열심히 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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